연습장에서 신나게 공을 치고 돌아온 날 밤, 허리 아래쪽이 뻐근하게 당겨오는 느낌. 골프를 막 시작한 분이라면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운동 부족이겠거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연습량이 늘수록 통증도 커졌고, 어떤 날은 아침에 일어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골프는 회전 운동이니 허리가 아픈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스윙을 촬영해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저는 등이 아니라 허리로만 몸을 쥐어짜듯 돌리고 있었습니다. 회전을 만드는 부위를 바꾸자 통증 없이 스윙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허리를 쓰지 말라는 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요추가 아팠던 이유, 흉추와 고관절로 회전을 옮긴 과정, 그리고 그 전에 필요한 웜업까지 정리했습니다. 통증이 계속된다면 먼저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요추, 회전을 떠맡기엔 맞지 않는 관절
제 스윙 영상에는 허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유연성이 부족했던 저는 백스윙을 크게 만들겠다는 욕심에 등은 뻣뻣하게 둔 채 허리만 오른쪽으로 과하게 비틀고 있었습니다. 다운스윙에서는 하체 리드 없이 상체 힘으로 공을 때리다 보니, 임팩트 순간 허리가 강하게 꺾이며 비틀렸습니다.
여기서 문제의 중심은 요추였습니다. 요추는 허리 부위를 이루는 다섯 개의 척추뼈로, 상체의 무게를 받치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요추는 앞뒤로 숙이고 펴는 움직임에는 비교적 잘 맞지만, 좌우로 비트는 회전 범위는 크지 않은 구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부위에 스윙의 회전을 몰아주니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측면 굽힘까지 더해지면 부담은 더 커집니다. 측면 굽힘(Side Bend)이란 척추가 옆으로 기울어지는 움직임을 의미하는데, 상체로 공을 때릴 때 허리가 옆으로 꺾이며 회전과 겹치게 됩니다. 커뮤니티에서도 회전을 많이 하라고 해서 허리를 비틀었다가 병원 신세를 졌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습니다. 제 스윙에서 확인한 문제는 이랬습니다.
- 등은 고정한 채 허리만 비틀어 백스윙 크기를 억지로 키움
- 하체 리드 없이 상체 힘으로만 다운스윙을 시작함
- 임팩트 때 허리가 옆으로 꺾이며 회전과 굽힘이 겹침
- 연습 후 허리 아래쪽 뻐근함과 찌릿한 통증이 반복됨
흉추 회전, 허리 대신 등과 골반으로 돌기
그렇다면 회전은 어디서 만들어야 할까요? 부상 방지 관련 자료와 프로들의 레슨을 찾아보며 알게 된 답은 흉추와 고관절이었습니다. 흉추는 목 아래부터 허리 위까지, 갈비뼈와 연결된 등 부위의 열두 개 척추뼈를 말합니다. 고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뼈가 만나는 엉덩이 관절로, 하체 회전의 축 역할을 합니다.
이 관점은 흔히 관절별 접근법으로 설명됩니다. 관절별 접근법이란 관절마다 맡은 역할이 다르다고 보는 관점으로, 요추는 안정성을, 흉추와 고관절은 가동성을 주로 담당한다고 봅니다. 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 인스티튜트(TPI) 역시 골프 동작을 이 관점에서 평가하는 체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출처: Titleist Performance Institute).
자세를 바꾸자 사라진 찌릿함
그래서 스윙을 다시 짰습니다. 어드레스 때 척추각을 단단히 잡고, 백스윙에서는 허리를 비트는 대신 등과 고관절이 돌아가는 느낌을 찾았습니다. 다운스윙에서는 골반이 먼저 열리고 상체가 따라오는 순서를 지켰습니다. 척추각이란 어드레스 때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 각도를 말하는데, 이 각도가 일찍 펴지는 얼리 익스텐션도 허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었습니다.
솔직히 효과는 예상보다 컸습니다. 허리에 오던 찌릿한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고, 통증 걱정 없이 마음껏 휘두를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허리를 덜 쓰자 스윙이 더 시원해졌습니다.
웜업, 허리를 쓰지 말라는 말보다 먼저 할 일
여기까지 읽으면 그냥 허리를 안 쓰면 되겠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레슨이 허리 말고 몸통으로 돌라거나 척추각을 고정하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이라고 보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그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등과 고관절이 뻣뻣한 상태라면 허리를 안 쓰려 해도 몸이 본능적으로 허리를 비틀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흉추가 돌아가는 범위 자체가 좁으니, 허리를 덜 쓰려 하자 스윙이 굳고 작아지기만 했습니다. 결국 폼을 고치기 전에 가동성부터 열어주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가동성이란 관절이 통증 없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의미합니다. 또 어드레스 때 골반을 살짝 앞으로 기울여 허리가 과하게 굽거나 꺾이지 않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아래는 흉추와 고관절 가동성을 위해 일반적으로 많이 권하는 웜업들입니다. 다만 통증이 오래가거나 다리 저림이 함께 나타난다면, 웜업보다 먼저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출처: Mayo Clinic).
- 옆으로 누워 위쪽 팔을 책장 넘기듯 반대편으로 여는 흉추 회전 스트레칭
- 클럽을 어깨 뒤에 걸고 하체를 고정한 채 천천히 상체만 돌리기
- 앉은 자세에서 양 무릎을 한쪽으로 눕혀 고관절 안팎 회전 풀기
- 본 스윙 전 하프 스윙으로 몸을 서서히 데운 뒤 크기 늘리기
자주 묻는 질문
Q. 골프 치고 나면 허리가 아픈 이유는 뭔가요?
A. 제 경우엔 등과 골반 대신 허리로만 회전을 만들고, 상체 힘으로 공을 때리며 허리를 옆으로 꺾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추는 회전 범위가 크지 않은 구조라 무리가 쌓이기 쉽습니다. 다만 통증 원인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Q. 허리를 안 쓰고 어떻게 회전하나요?
A. 저는 등에 해당하는 흉추와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이 돌아가는 느낌을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다운스윙에서는 골반이 먼저 열리고 상체가 따라오도록 순서를 지켰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허리 부담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Q. 몸이 뻣뻣한 초보도 허리 안 아픈 스윙이 가능한가요?
A. 저도 뻣뻣한 편이었는데, 폼을 고치기 전에 흉추와 고관절 스트레칭부터 했습니다. 가동성이 없는 상태에서 허리만 참으면 스윙이 굳기 쉽습니다. 무리하게 백스윙을 키우기보다 지금 몸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돌리는 게 안전했습니다.
Q. 연습 전에 꼭 웜업을 해야 하나요?
A. 제 경험상 웜업을 건너뛴 날 허리가 더 쉽게 뻐근해졌습니다. 흉추 회전 스트레칭과 고관절 풀기, 하프 스윙으로 몸을 데우는 데 5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첫 공부터 풀스윙하는 습관만 버려도 차이가 컸습니다.
결론
골프는 원래 허리가 아픈 운동이라고 넘기던 시절, 저는 회전을 떠맡기에 맞지 않는 요추에 스윙의 부담을 몰아주고 있었습니다. 회전의 주인을 흉추와 고관절로 옮기고 하체부터 여는 순서를 지키자, 연습 후 찾아오던 찌릿한 통증이 사라지고 스윙도 더 시원해졌습니다.
다만 허리를 쓰지 말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정리하면 가동성을 먼저 열고, 그다음 폼을 고치는 순서가 제가 찾은 답입니다. 다음 연습 전에는 첫 공을 치기 전에 5분만 흉추와 고관절을 풀어보시고, 통증이 계속된다면 꼭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golfdig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120
https://www.imaeil.com/page/view/2020081716301299210
https://golf-health-spine.tistory.com/188